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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국민 삶의 지형도 ‘2024 한국의 사회지표’

동사협 0 478 05.26 08:55

통계청은 3월 25일 ‘2024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간했다. 이번 지표는 인구구조와 가구 변화, 건강과 환경, 교육과 노동, 경제적 삶의 질, 사회통합과 주관적 웰빙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전반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특히 인구구조 재편과 고령화, 주거 및 소득 격차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통계적으로 조망함으로써, 향후 정책 수립과 사회적 대응 전략 마련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속화되는 인구 감소와 확산되는 고령사회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0.2%는 15~64세의 생산연령층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0~14세는 10.6%, 65세 이상은 19.2%로 고령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72년까지 총인구는 3622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7.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기준 전체 가구 수는 2273만 가구로 전년 대비 35만 가구 증가했으며, 1인 가구는 전체의 35.5%를 차지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으로, 장기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특히 65세 이상 가구주의 가구 수는 566만 가구로 전년 대비 32만 가구 증가했으며, 2000년 173만 가구와 비교하면 약 3.3배에 달한다. 이는 노인 단독가구나 노인 가구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말 기준 장기체류 외국인 수는 188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만 명 증가했다. 등록외국인 수도 13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만 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41만 명), 30대(39만 명), 40대(20만 명) 순으로 많으며, 경기, 서울, 인천순으로 외국인 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출생아 수 또한 23만800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첫째아를 낳는 여성의 평균 연령은 33.1세로, 2010년 처음 30세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기대수명 늘었으나 만성질환·건강불균형 심화

국민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해 OECD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만성질환 유병률과 건강 생활습관 저하, 환경 악화 등은 국민 건강과 생활 만족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전년 대비 0.8년 증가했다. 이는 OECD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로, 스위스(84.2년)보다 0.7년 낮고 OECD 평균(81.0년)보다 2.5년 높은 수준이다. 남녀 간 기대수명격차는 2000년 7.4년에서 2023년 5.8년으로줄었다.

2024년 기준 조사망률은 인구 1000명당 7.0명으로 전년보다 0.1명 증가했다. 특히 남성(7.5명)이 여성(6.5명)보다 높았다. 주요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이었고, 그 외 심장질환, 폐렴이 뒤를 이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2000년 10만 명당 0.3명 수준에서 2023년 21.7명으로 72배 이상 증가했다.

암 유병률은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953명으로, 2007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남성은 전립선암과 위암, 여성은 유방암과 갑상선암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고혈압(28.6%), 당뇨(13.2%), 비만(37.1%)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도 2013년보다 각각 증가했다.

2024년 주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국민 비율은 53.8%로,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지만 실질적인 건강습관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흡연율은 18.5%, 음주율은 55.1%로 전년보다 각각 1.6%p, 1.1%p 증가했다. 반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8.9%로 전년보다 0.8%p 감소했고, 건강 식생활 실천율도 49.2%로 줄었다.

교육 기회 확대에도 사교육과 불평등은 여전

교육 기회는 확대되고 고용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사교육 의존도는 높고 근로환경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 간의 격차가 두드러진다.

2024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취학률은 각각 100.2%, 93.9%로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74.9%로 10년 전보다 7.2%p 상승했다. 하지만 사교육 참여율은 80.0%로 전년보다 1.5%p 늘었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7만4000원으로 9.3% 증가해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2024년 학급당 학생 수는 고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급에서 전년보다 감소했다. 초등학교는 20.0명, 중학교는 24.5명, 고등학교는 23.4명 수준이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가 12.7명으로 가장 많고, 유치원이 9.0명으로 가장 적다.

학교폭력 피해율은 전체2.1%로, 초등학교(4.2%)가 가장 높았다. 긍정적인 변화로는 중·고등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57.3%로 2년 전보다 6.2%p 상승했다. 2024년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2.8%로 전년보다 0.1%p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실업률이 상승했으며, 2020년 이후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보다 높은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77.1%로 전년보다 0.3%p 증가하며, 안정적인 고용 형태가 확대되고 있다. 상용근로자는 57.2%로 2000년 대비 27.0%p 늘었고, 임시·일용직 비중은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임금근로자(32.4시간)와 비임금근로자(44.3시간) 간 격차가 11.9시간으로 여전히 크다. 정규직은 평균 35.4시간, 비정규직은 27.6시간으로 노동 조건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경제적 여유는 증가, 여가와 건강은 양극화

국민소득과 소비지출, 여가시간은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생활체육 참여율과 소비 여력의 체감 수준은 다소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다.

2024년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2549조 원, 실질 경제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624달러로 전년보다 1.2% 상승해 평균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측면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2.3%, 생활물가지수가 2.7% 상승하며 물가 상승세는 둔화됐으나, 여전히 소비자 체감은 높다.

2023년 연평균 가구 소득은 7185만 원으로 전년보다 423만 원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9083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소득분위별 증가율은 저소득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는 0.323으로 전년 대비 0.001 감소했고, 소득 5분위 배율도 5.72배로 소폭 하락했다. 2024년 1인당 민간소비지출은 2387만 원으로 전년보다 71만 원 증가하며, 국민 개개인의 소비 여력이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월 평균 소비지출은 289만 원으로 전년보다 10만 원 상승했으며, 지출 항목 중에서는 음식·숙박(15.5%), 식료품(14.3%), 주거·수도·광열(12.2%) 비중이 높았다.

2024년 국민의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7시간, 휴일 5.7시간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여성이 평일 여가시간에서 남성보다 0.2시간 많았고, 휴일에는 남성이 더 길었다. 규칙적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60.7%로 전년보다 1.7%p 감소했다. 참여율은 60대가 가장높았으며(65.0%), 다음은 30대, 50대, 40대, 20대 순이었다. 반면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은 평일 1.6시간, 휴일 2.0시간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특히 20대는 평일 1.9시간, 휴일 2.5시간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이 사용했다.

주거 안정은 개선, 안전 체감 불안은 여전

주택보급률과 주거면적 확대 등에서는 의미있는 개선을 이루었지만, 범죄 발생은 소폭 증가하고 교통 및 아동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37.0호로 전년보다 6.8호 늘었고, 주택보급률은 102.5%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북(509.6호), 전남(502.6호)이 높은 보급률을 보인 반면, 서울(413.3호), 인천(406.8호), 경기(395.5호)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3.6%로 전년보다 0.3%p 감소했으며, 2018년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1.4㎡로 증가했으며,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38.8㎡), 연립주택(30.6㎡), 아파트(29.8㎡), 다세대주택(23.5㎡)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6.3배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수도권은 8.5배, 도 지역은 3.7배로 지역별 차이가 컸다. 

하위계층의PIR은 1.3배p 감소했지만, 여전히 소득에 비해 집값 부담은 큰 상황이다. 2023년 범죄 발생 건수는 인구 10만 명당 3121건으로 전년보다 2.4%(73건) 증가했다. 제주(4286건), 전남(3839건), 부산(3657건)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다. 2023년 도로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4.9명으로 전년 대비 0.4명 줄었으며, 2013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동안전사고에 따른 사망률도 10만 명당2.32명으로 전년보다 0.01명 감소했다. 

사회 신뢰·연대 균열, 삶의 질은 개선세

국민 다수는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느끼는 반면, 사회적 신뢰와 연대에 있어서는 여전히 복잡한 감정과 차별 경험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기관은 지방자치단체(55.3%)였으며, 군대(51.3%), 경찰(50.8%), 법원(46.1%)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26.0%로 최하위였으나, 전년(24.7%) 대비 소폭 상승한 유일한 기관이었다.

국민이 가장 크게 느끼는 사회갈등은 ‘보수와 진보’(77.5%), ‘빈곤층과 중산층’(74.8%), ‘근로자와 고용주’(66.4%) 순이었다. 반면 ‘남녀 간’(51.7%)과 ‘종교 간’(51.8%) 갈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지만, 전년보다 9.5%p 증가하며 빠르게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민의식 측면에서는 ‘법·규칙 준수’(85.9%)와 ‘투표 참여’(84.6%), ‘세금 납부’(84.3%)를 가장 중요한 시민 덕목으로 꼽았으며, ‘윤리적 소비’와 ‘사회·정치 단체 활동’의 중요도는 전년보다 높아졌다.

한편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국민도 늘고 있다.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21.1%로 전년보다 2.6%p 증가했고,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도 16.2%로 전년 대비 3.2%p 증가했다. 특히 ‘외로움’은 60세 이상에서, ‘단절감’은 4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24년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75.6% 로 전년보다 1.5%p 상승했다. 성별로는 남성 (76.2%)이 여성(75.1%)보다 높았으며, 연령대 별로는 30대(82.1%)의 만족도가 가장 높고, 60세 이상(71.0%)이 가장 낮았다. 자신의 일에 대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비율도 76.3%로 전년보다 7.9%p나 상승했다.


곽대경 기자
bokjitimes@ssnkorea.or.kr

출처 : 복지타임즈(http://www.bokj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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