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부모가 함께 하는 AI리터러시 교육

동사협 0 196 10.28 09:07

거대언어모델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다양한 연령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앞으로의 일자리에 대비하기 위해 AI교육이 필수라는 전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200여 회사의 CEO들이 미국 초·중·고 교육에 코딩과 AI교육을 포함시키자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국 베이징시는 만 6살부터 초등학교에서 연간 8시간의 AI교육을 제공하기로 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AI교육이 한글이나 산수처럼 무상 교육에 포함돼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AI를 쓴다”라는 말이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는 것처럼, “AI를 가르친다”는 말에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핸드폰에 내장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에 날씨를 물어보는 것도, 챗GPT에 숙제를 대신 해달라고 하는 것도, 대구경찰청에서 마약 유통책이 보낸 사진이 찍힌 시기를 추측하는 것도, 모두 AI를 쓴 경우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의 AI비서 사용법과 각종 수사기록을 생성형 AI에 학습시키는 법을 모두 “AI교육”이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없다.

AI교육을 무상 교육,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포함시키고자 한다면 ‘AI리터러시’와 ‘AI 사용법'을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동영상 플랫폼과 메신저, SNS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할 때 비판적 사고를 하도록 가르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덧붙여, AI툴을 사용한 가짜 사진, 동영상뿐만 아니라 생성형AI 서비스에서 종종 발견되는 할루시네이션(사실이 아닌 정보를 제공하는 일)에 속지 않도록 하는 것은 AI리터러시 교육에 해당하고, 전 연령대에서 필요한 교육이다.

반면에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자료를 AI에 학습시켜서 업무에 도움을 받도록 하는 교육은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육이고,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하는 것보다 AI 전문 인력과 각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해 분야별로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AI리터러시 교육에도 학교 역할과 부모 역할이 모두 존재한다. AI모델이 어떤 훈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이 포함돼 AI 기반 서비스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학교에서 전문가가 만든 학습 자료로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가정에서는 AI서비스가 제공하는 정보들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면 좋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궁금한 정보를 AI에 물어보고, 실제로 그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아이와 함께 해주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AI가 하는 말이 전부 맞는 건 아니구나, 이렇게 확인하면 되는구나를 배우는 학습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와 산책을 하다 종종 모르는 풀을 발견한다. 아이가 풀 이름이 뭔지 물어보면 사진을 찍어 검색엔진에 넣어도 보고, AI툴에 물어보기도 한다. 놀랍게도 종종 검색엔진도 AI도 틀린 답을 알려준다. 특징적인 꽃이나 잎 모양이 없는 길가의 풀 사진은 맞추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럴 때는 알려준 답을 다시 검색해서 그 풀의 특징도 읽어보고, 그 풀 사진들도 여러 개 살펴본 다음 맞는지 확인한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배우는 시간이다.

출처: 한겨례신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