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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찾았어요"… 이주지원 119센터, 주거 안전망 역할 톡톡

동사협 0 979 2022.09.15 14:4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주지원 119센터가 화재, 폭우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거나 주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주거 취약 계층에게 안정적인 사회 정작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서 거주하는 가구수는 46만3000가구에 달한다. 국내 주택보급률이 2020년 기준 103.6%에 달하지만 여전히 주택이 아닌 곳에 내몰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비주택 거주 가구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주거 취약 계층으로 열악한 거주 환경에서 정신적, 육체적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비주택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10.8%로, 통계청이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집계한 전체 1인 가구 5.2%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최근 LH 이주지원 119센터를 통해 인천 주안동에 보금자리를 얻게 된 김봉숙씨(가명, 67세)도 비주택 거주자 중 한 사람이었다.

인천 부평에 위치한 반지하 원룸에서 2년 넘게 거주하던 김씨가 비주택 거주자가 된 건 2021년 8월 갑작스런 화재로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으면서다. 

화재 당시 외부에 머무르고 있던 김 씨는 다행히 화를 면했지만 방바닥에서 시작된 불길이 순식간에 집안 전체로 번진 탓에 살림살이 하나 건지지 못했다. 

김 씨는 "하루아침에 살던 집은 물론 살림살이 전부를 잃었다"며 "거기다 화재 이후 집주인의 거센 요구로 방 보증금을 화재복구 청소비용에 써야 했다. 돈까지 잃고 나니 더는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고 너무 막막했다"며 화재 피해 당시를 떠올렸다.

25년 전 이혼 후 두 딸을 양육하며 빠듯한 생계를 이어온 김씨는 딸들의 결혼과 독립으로 1인 가구가 된지 오래다. 화재 이후 당장 살 곳이 막막했던 그였지만 자신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들에게 기댈 수조차 없는 형편이었다. 

모텔과 여인숙, 지인 집을 전전하는 그의 생활은 화재 이후 수개월 지속됐고, 주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일상은 김씨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까지 위협했다. 

지난해 연말, 겨울의 매서운 추위까지 닥쳐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던 김씨에게 한줄기 희망이 찾아온 건 LH 이주지원 119센터를 통해서였다. 

동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센터를 소개받은 김 씨는 화재 이후 처음으로 집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김 씨는 "당시 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걸린다는 상담사분의 안내를 듣곤 나는 얼마든지 기다려도 좋으니 꼭 입주만 하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며 "'희망을 갖고 기다리라'는 상담사분의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LH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아 비주택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이주지원 119센터는 정부가 발표한 '비주택 가구 주거지원 강화 방안'에 따라 신설된 조직이다. 김 씨와 같은 주거환경이 취약한 비주택 거주자를 위해 주택상담부터 주택 물색이나 신청, 이사비 지원, 생필품 지원 등을 수행하며 단순 주택공급에서 나아가 수요 발굴, 정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임대, 영구임대, 매입임대, 전세임대 총 4가지 유형의 공공임대주택 신청이 가능하며 최초 계약 시 2년, 재계약은 총 9회까지 가능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김 씨는 지난 4월 LH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신청한 인천 주안동의 매입임대 주택 계약이 확정됐다는 소식이었다. 확정부터 입주까지 2개월여가 흐른 6월 13일 김씨는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이 갖추어진 주택에 보증금 및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입주했다. 

119센터에서는 입주 이후 수도, 가스, 전기 등 생활SOC 관련 주소 변경과 이전 신고 등 행정업무도 지원했다. 김씨가 처음 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은 날부터 입주하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입주가 이뤄졌다며 김씨는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센터 담당자께서 제게 안부전화를 해주시기도 했죠. 건강은 어떤지, 식사는 잘하는지, 지금은 어디서 머무르고 있는지 등등 제 안부를 물어봐주곤 했다"며 "센터를 통해 집을 얻은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그보다 제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고 힘든 나날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이 비주택 거주 취약계층이 안정적인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LH는 이주지원 119센터를 확대해가고 있다. 2020년 1월 10개소로 시작한 119센터는 2021년 50개소, 올해는 52개소로 확대됐고, 각 센터에 사회복지사와 주거복지사를 배치하는 등 업무의 전문성을 높였다.

이로써 주거복지정보 습득에 취약한 비주택 거주자들을 위한 정보 전달체계가 갖춰짐에 따라 그들에게 원스톱 주거서비스 제공 및 주거여건 보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H는 최근 중부 지방의 기록적 폭우로 인해 일시에 보금자리를 상실한 이재민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긴급 주거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재민 주거지원 수요를 파악하고 지자체와 지원방안을 협의해 피해지역 인근에 보유 중인 건설·매입임대주택 공가를 활용해 긴급지원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처 : 복지타임즈 이성우 기자(http://www.bokj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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